‘조용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의 끝에서 찾은 도시, 구례서울에서 프리랜서로 일한 지 8년째가 되던 해,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일을 그만두고 싶진 않았지만, 이 환경에서 더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페를 전전하며 노트북을 열었지만 집중은 되지 않았고, 머릿속은 늘 복잡했다. 그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사람 없는 곳에서, 조용하게, 나만의 속도로 일해볼 수는 없을까?’ 그렇게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찾은 곳이 전라남도 구례군이다. 구례는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작은 군 단위 지역으로, 인구는 2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만큼 상업화가 덜 되어 있고, 자연과 조용함, 저렴한 생활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 지역이었다. 특별한 마케팅도, 유행도 없었기에 디지털 노마드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