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했는데, 왜 나는 점점 지쳐갔을까서울에서 프리랜서로 일한 지 8년째 되던 해,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었다. 오전 9시에 노트북을 열고도 11시까지 아무 단어도 쓰지 못한 날이 반복됐다. SNS 피드에 올라온 누군가의 성공 소식에 위축되고, 끝나지 않는 피드백과 마감 사이에서 무기력, 무의미, 짜증, 외로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일을 그만둔 것도 아니었고, 소득이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수입은 점점 늘고 있었다. 문제는 일이 나를 삼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자유로운 삶을 원해서 프리랜서를 선택했지만, 결국은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일 생각만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변해 있었다.그해 가을, 친구 하나 없이 혼자 영등포 원룸에서 맞은 생일이 결정적 계기였다. 노트북을 닫고 천장을 바라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