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소도시에 진짜 정착할 수 있을까?
서울을 떠난다는 건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다. 삶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특히 프리랜서, 재택근무자, 콘텐츠 제작자처럼 공간의 제약이 적은 사람들에겐 ‘어디서 일하느냐’가 곧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직결된다.
이제는 디지털 노마드가 특별한 직업이 아니다. 노트북 하나로 업무를 이어가며, 도시의 리듬이 아닌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선택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속초, 보성, 정선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업과 휴식이 공존할 수 있는 로컬 지역을 선택하고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각기 다른 이유로 소도시에 머물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고 있는 3명의 체류자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들이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무엇이 만족스러웠고 또 어떤 불편함을 느꼈는지 솔직한 후기를 전한다.
인터뷰 ① 강원도 속초 – “도시 같지만 도시가 아닌 느낌이 좋아요”
- 체류자: 김*우 (35세, UX 디자이너, 프리랜서)
- 체류 기간: 3개월
- 작업 장소: 교동 모멘트 커피, 도서관, 숙소 오피스룸
“서울에선 오전마다 카페를 전쟁처럼 들어갔어요. 속초는 그럴 일이 없어요.
이 도시는 충분히 조용하면서도, 필요한 건 다 있거든요.”
김선우 씨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매일 클라이언트와 피드백을 주고받고 웹사이트 UX 설계 작업을 한다. 그가 속초를 선택한 이유는 ‘바다가 가깝고, 도시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으면서도 서울보다 조용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속초의 가장 큰 장점은 ‘과하지 않은 도시성’이었다고 말한다. 마트, 병원, 프랜차이즈, 공유오피스, 공공 도서관이 모두 걸어서 10~15분 거리 안에 있었고, LTE 속도도 안정적이어서 작업 중 끊김 없이 화상 회의도 가능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카페 좌석 확보가 어려워지고, 물가가 순간적으로 올라간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서울보다 일도 더 잘되고, 나를 돌볼 시간도 생기는 곳’이에요.
속초는 도시와 자연의 균형이 정말 잘 잡힌 도시예요.”
인터뷰 ② 전남 보성 – “녹차밭 옆에서 글 쓰는 일상, 이게 진짜 제 루틴이에요”
- 체류자: 박*은 (42세, 콘텐츠 작가 & 블로거)
- 체류 기간: 6주
- 작업 장소: 대한다원 인근 게스트하우스 / 보성읍 북카페
박하은 씨는 브런치 작가이자 블로거로, 자연 속에서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해 보성을 선택했다. 그가 머문 곳은 대한다원 근처 시골집 게스트하우스로, 아침마다 녹차밭 산책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서울에선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만 있었지, 진짜 감정이 안 나왔어요.
여기선 쓰고 싶어져요. 그게 제일 큰 변화예요.”
보성은 인터넷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글쓰기 중심의 작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시골이라 월세도 부담이 없었고, 외식보다는 마트에서 장을 봐 직접 해먹는 식습관으로 바뀌면서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다만, 단점으로는 택배가 하루씩 늦게 도착한다는 점과, 급한 A/S나 장비 수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 대신 저는 이곳에서 글을 쓰고, 걷고, 가끔 마을회관에서 노트북 작업도 해요.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감정이 줄었어요. 그게 저한텐 가장 큰 회복이었죠.”
인터뷰 ③ 강원도 정선 –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도 일은 된다”
- 체류자: 정*훈 (29세, 영상 편집자 & 유튜버)
- 체류 기간: 4주
- 작업 장소: 고한작은도서관 / 정선 북카페 / 숙소
정기훈 씨는 콘텐츠 에이전시에 소속된 영상 편집자이자 브이로그 유튜버다. 그는 서울의 반복적인 일상과 정신없는 일정에 번아웃이 왔고, 정선을 ‘한 달 실험지’로 선택했다.
“진짜 아무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일은 잘 되더라고요.
영상 편집할 땐 오히려 집중이 더 잘돼요. 전화도 없고, 방해도 없으니까.”
정선의 조용함은 그에게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영상 렌더링 중 카페를 나가 산책하거나,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편집에 몰입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방해받지 않는 환경’이었다고 말한다.
반면 불편한 점은 대형마트가 없어서 장을 보기 위해 차를 타고 읍내로 이동해야 했고, 카페가 빨리 문을 닫는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한 달간 세 편의 영상이 나왔어요. 그건 제가 서울에 있을 땐 못 하던 일이에요.
이곳은 제 안의 속도를 되찾게 해주는 공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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