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노마드가 말하는 소도시 체류의 장단점 총정리

newstart137 2025. 7. 20. 17:00

서울을 떠나 소도시로 향한 이유는 단순했다

서울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던 나는 어느 날 갑자기 한계를 느꼈다. 과열된 리듬, 끝없는 회의, 예측 불가능한 일정. 일은 많았지만 삶은 좁았다. 그래서 '한 달만 시골로 가보자'는 생각으로 고흥에 내려갔고, 그곳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감각을 경험했다.

 

디지털 노마드 소도시 체류 장단점

 

공기가 다르고, 소리가 다르고, 사람들의 말투도 다르다. 처음엔 어색했고, 이후엔 편안했다. 그렇게 체류형 디지털 노마드 생활이 시작되었고, 이후 정선, 구례, 봉화 같은 소도시들을 옮겨 다니며 일해왔다.

그 결과 단순한 체험을 넘어서 ‘소도시에서 일한다는 건 어떤 일일까?’를 비교적 선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이 글은 디지털 노마드로 소도시에 체류하며 겪은 실제 장점과 단점, 변화와 한계에 대해 가장 솔직하게 정리한 글이다. 감성도, 현실도 함께 담아냈다.

 

디지털 노마드가 말하는 소도시 체류의 ‘장점’

 1. 생산성이 오른다

서울보다 조용하고, 방해받는 일이 적다. 집중을 방해하는 알림, 약속, 소음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오히려 적은 시간에 더 많은 결과물을 내게 된다. 오전 3시간이 하루의 절반을 완성시켜주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2. 고정비가 낮다

월세 20만 원 이하의 주택이 흔하고, 외식이 적어지며, 대중교통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커피 한 잔으로 3시간 일할 수 있는 카페도 많다. 생활비가 줄어들자 마음의 여유가 따라온다.

 3. 생활 리듬이 회복된다

서울에서는 매일이 흐릿했고, ‘내가 왜 이러고 있지?’란 생각이 잦았다. 그런데 소도시에선 해가 뜨면 일어나고, 어두워지면 쉬는 패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의식하지 않아도 루틴이 잡힌다.

 4. 사람과의 거리 조절이 쉽다

시골이라고 해서 모두가 말을 거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적당히 알아봐 주고, 적당히 거리두는 분위기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지 않고,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시달리지 않는다.

 5. 자연이 감정을 바꾼다

산책 중에 마주친 꽃, 소리 없는 비, 개울물 흐름 같은 작은 것들이 무감각해졌던 감정을 되살린다. 의도하지 않아도 심리적 회복이 일어나는 환경이다.

 

디지털 노마드가 경험한 소도시 체류의 ‘단점’

 1. 인터넷 속도와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LTE 테더링이 주 업무망인 경우,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속도가 불안정할 수 있다. 특히 Zoom 회의, 영상 업로드 같은 고용량 작업은 속도저하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2. 외부 자극이 적어 루틴이 무너질 수 있다

정말 아무도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목표의식이 흐려지면 하루가 흘러가기 쉽다. 자기 루틴이 없는 사람은 쉽게 무기력해질 수 있다. 일과 삶의 경계를 스스로 잡아야 한다.

 3. 병원, 택배, A/S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급한 치과 치료, 고장 난 장비 수리, 새로 주문한 장비 수령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는 대도시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 작은 일도 미리 계획해야 스트레스가 적다.

 4. 혼자 지내는 데 익숙하지 않으면 정서적으로 힘들 수 있다

적막함과 단조로운 일상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외로움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친구나 가족이 가까이 없는 경우, 장기 체류 중 심리적 고립감이 생기기도 한다.

 5. 작업 공간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서울처럼 여러 공유오피스, 스터디카페, 프랜차이즈가 있지 않다. 대안은 북카페, 도서관, 마을회관 등인데, 장소마다 콘센트, 와이파이, 의자 구조가 천차만별이다. 사전에 조사해야 한다.

 

결국 선택은 ‘내가 어떤 리듬을 원하느냐’에 달렸다

소도시 체류는 모든 프리랜서에게 무조건 좋은 선택은 아니다. 빠른 피드백, 즉각적인 협업, 정보의 흐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서울이 여전히 유리한 공간일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회복과 창작의 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소도시는 매우 좋은 선택이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감정을 회복하며, 새로운 일의 리듬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정리 – 소도시 체류가 맞는 사람

  • 혼자 있는 시간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 자기 루틴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
  • 일보다 공간과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 회의보다는 ‘집중 작업’이 많은 프리랜서
  • 고정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싶은 사람

디지털 노마드는 결국 장소보다 ‘어디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사람인가’의 문제다. 나는 소도시에서 더 잘 작동하는 사람이고, 그걸 확인할 수 있었기에 다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그 선택이 누구에게나 정답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가능성이라는 건 분명하다.